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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인생 이야기

머니볼 (Moneyball) 관습와 선입견을 이겨내기 위한 외로운 도전

by 행부로 2024. 2. 26.

- 미국 프로야구 산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

 

할리우드 탑스타 브래드피트가 주연한 머니볼은 베넷 밀러가 감독을 맡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유명하지만 개봉 당시에는 무명이었던 쥐라기월드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크리스 프랫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분이나 노미네이트 된 작품으로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영화는 거의 다 봤지만 머니볼처럼 여러번 본 영화는 별로 없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 역)이 환경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구성하여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긴다는 내용입니다.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이 단순히 빌리 빈 본인의 한계 뿐만 아니라 거대한 관습적인 한계까지도 포함합니다.

 

120년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는 돈이 많은 구단에게 유리한 리그입니다.

(거의 모든 프로리그가 그렇지만요.)

 

많은 연봉을 주고 실력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이 전적으로 유리합니다.

 

돈이 없는 구단은 신인 드레프트나 유망주를 영입해 실력을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확실한 산업이죠.

 

영화에서 빌리 빈의 오클랜드는 유망주를 영입해 높은 성적을 거뒀지만 다음 해 팀의 간판 유망주가 모두 높은 연봉을 제시한 부자 구단에 이적합니다.

 

영화 머니볼과 빌리 빈의 도전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 엄청난 돈이 오가는 산업 그러나 후진적인 시스템

 

미국 프로야구 구단이 2022년 한해에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연봉이 총 5조 6천억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선수들의 연봉만 5조원이 넘으니 얼마나 많은 돈이 프로야구 산업에 오가는지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미국 프로야구 산업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리그에 여러팀을 구성하고 서로 경기를 하면서 많이 이긴 몇몇 팀들이 토너먼트를 해서 그해 최고의 팀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프로팀 구단은 인기를 얻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인기가 높아야 팬이 생기죠.

 

경기 티켓도 팔아야 하고, 티셔츠와 모자 등 굿즈들도 팔아야 하고 광고 수익도 챙겨야 하는데 인기가 없으면 수익을 얻기가 어려워집니다.

 

인기를 얻으려면 기본적으로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성적이 좋으면 방송에 많이 노출됩니다. 광고 수익도 올라갑니다.

 

성적이 좋으면 선순환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구단은 팀 성적 향상과 인기(팬 확보)를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실력과 인기 있는 선수를 영입합니다. 

 

작년 말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국내에서는 오타니라고 하지만 진짜 이름은 오~타니로 불러야 합니다.)는 LA다저스와 10년 계약에 7억 달러(약 9,24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연봉 계약을 합니다.

 

LA다저스는 왜 오타니에게 이렇게 많은 연봉 계약을 했을까요?

 

오타니의 실력이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타니는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에 가보면 오타니가 없는 광고판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LA다저스는 미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중계권료나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LA에 많은 일본인에게 티켓을 팔 수도 있고 일본 관광객에게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LA에 주민뿐만 아니라 1억이 넘는 일본인까지 다저스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돈이 있으면 실력 있는 선수 영입해서 팀 성적도 올리고 수익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돈 없는 구단이 실력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죠. 

 

돈 없는 구단은 신인이나 인정받지 못한 선수를 찾아내서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선수를 찾아내는 스카우터가 중요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스카우터들의 후진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팀 성적에 가장 중요한 선수를 발굴하는데 외모나 여자친구의 미모를 들먹이죠.

 

'내가 야구판에 오래 있어봐서 딱 보면 알아~' 이런 식이죠.

 

빌리 빈이 프로야구 선수를 시작할 때도 스카우터들의 이런 방식에 영입되었고 선수로써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마치 운에 맡기는 수준입니다.

 

빌리 빈은 뭔가 다른 방식에 대해 고민합니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의 피터 브랜드(조나 힐 역)를 우연히 만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선수를 구성합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필요한 것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통계 즉 데이터를 이용합니다.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하고 해결 방법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거죠.

 

- 새로운 도전에 대한 공격.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용기

 

기존 시스템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빌리 빈은 주변으로부터 계속해서 공격을 받습니다.

 

선수를 선발할 때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선발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 팀 성적이 계속해서 나빠질 때 등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서 공격을 받습니다.

 

감독, 스테프, 언론 등의 공격에도 빌리 빈은 본인의 방식을 고수하고 방해가 되는 허들을 과감하게 제거합니다.

 

핵심은 본인의 단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믿느냐 안 믿느냐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표현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너무나 외롭고 힘든 일입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 순간 고민되고 믿음이 흔들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 빈은 본인의 길을 믿고 장애물을 제거하고 포기 없이 일을 추진하여 미국 야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결국 프로야구 산업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죠.

 

저는 가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문제에 봉착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 이 영화를 봅니다.

 

저보다 많은 난관과 압박감을 이겨낸 빌리 빈을 보면서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