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아흔이 넘으신 큰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큰어머니는 1920년대 함경도 지역에서 태어나셨고, 일제강점기 시절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셨습니다. 큰어머니는 해안가에서 성개 수확철마다 외지에서 오는 해녀들에게 방을 빌려주셨던 어머님 덕분에 성개알을 간식처럼 드셨다고 합니다.
큰어머니는 10대 후반에 우리나라는 독립을 맞았고, 간호사로 일하셨습니다. 625 전쟁이 터졌을 때, 함경도에서 국군이었던 큰아버지를 만나 1.4 후퇴 때 부산으로 오셔서 큰아버지와 결혼하셨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서울 도봉구, 당시 양주군의 부대 앞에 식당을 지어 1남 4녀를 키우셨습니다.
1960년대는 모두 배고팠던 시절로, 큰아버지의 시골 전라남도 곡성에서 돈벌러 올라온 친척들까지 돌보며 쌀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무서우셨습니다. 큰어머니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두 이북에 있어, 시댁 식구들이 유일한 가족이자 친척이었습니다.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셨고 장손인 큰아버지의 모든 제사를 준비하시며, 13명의 손주와 조카들까지 챙기셨습니다.
5년전쯤 치매가 오기 전까지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하셨고, 주말마다 저희 어머니 집에 오셔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큰어머니는 항상 경청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셨으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셨습니다. 손주가 건강할 때, 친척의 장사가 잘될 때, 저의 환한 얼굴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큰어머니는 수많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가장 큰 어른으로 존경받았습니다. 선한 마음과 행동, 배려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큰 어른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해야 하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큰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말을 직접 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가 훨씬 감사합니다, 큰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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