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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부자로 가는 길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친구

by 행부로 2024. 11. 9.

- 옛 친구와의 추억

 

저에게는 30년 지기 친구들이 있습니다.

 

20대 때는 허구헌날 만나서 놀고 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매일 만나 놀아도 재미있고 새로웠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논쟁도 하고 싸우기도하고 서운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만나면 즐겁고 옛날 얘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30대가 되어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서는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부부 모임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20대보다 자주 만나기는 어려웠죠. 그럼에도 만날 때마다 이야기꽃이 피곤했습니다.

 

- 할 얘기가 점점 사라진다.

 

40대가 되어서는 아이들도 진학하고 직업에서의 압박감도 커져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옛 친구들과의 만남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크게 변화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도 공통의 관심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각자의 가족, 직장, 취미가 쌓여가면서 서로의 관심사가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만난 반가운 친구들과의 대화도 흥미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는 재미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누구나 살면서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 힘든 모습을 보이거나 얘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자존심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나의 힘든 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는 어느 날 서로의 관심사도 멀어지고 각자 살기 바쁜 친구를 만나 저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에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다 얘기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내가 널 모르겠냐..."

 

더 이상의 대화도 필요 없었습니다. 제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앞에 앉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왠지 후련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위로를 받지 않았지만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졌습니다.

 

물론 어려운 상황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저 혼자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로 관심사도 달라지고 사는 모습도 달라져도 그때 그 친구는 저를 아는 친구였습니다.

 

이제 굳이 친구와 예전처럼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만 던져도 나를 아는 친구가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30년을 함께해 줘서 고맙다. 늙어서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는 친구로 함께하자'